서론
1. 연구 필요성
우리나라는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다양한 노인 관련 사회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노인 자살 문제이다. 2022년에 발행된 통계청 자료[1]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전체 사망원인에서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평균 25.2%로 보고된다. 그러나 60대의 사망원인에서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은 27.0%이며, 70대에서는 37.8%, 80대 이상은 60.6%로 나타나 80대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우리나라 평균 자살률(25.2%)보다 약 2∼3배가 높다. 또한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며, 2019년을 기준으로 표준인구 10만 명당 OECD 평균 자살률이 11.0명인 반면 우리나라는 24.6명으로 OECD 평균보다 2.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2]. 노인의 자살은 생명의 상실, 신체적 손상과 같은 개인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의료적 비용, 슬픔과 고통의 확산, 가족과 지역사회의 해체 등과 같은 사회 경제적으로 많은 손실과 더불어[3,4], 주변인의 자살경험에 대한 노출은 모방자살의 위험성을 높여 노인의 자살률을 높이는 연쇄적인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된다[5].
청소년기의 자살은 학업성취에 대한 압박, 실연, 부모 혹은 선생님과의 불화 등 단일요일에 의해 발생하는 데 반해, 노인 자살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6].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노인들은 가족관계, 사회적 관계망의 축소, 배우자와 수입과 신체적 능력 등의 상실로 인하여 그들이 속한 사회집단에의 통합이 약화되고, 이로 인해 소외감과 외로움 등 부정적 심리상태에 봉착함으로써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 더불어 나이 듦에 따른 퇴직과 건강악화, 만성질환, 사회적 관계망의 축소, 배우자 상실, 경제적 불안정 등이 노인의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7]. 특히 우울증상을 가진 노인들은 일반 노인에 비해 자살충동의 위험이 3배 이상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8].
자살은 자기 자신이 정한 동기나 의도로 자신의 생명에 손상을 가하여 사망의 상태에 이르는 것으로, 자살로 인한 결과론적 상태와 더불어 자살을 하려는 제반행위까지를 포함한다[9]. 자살은 자살생각(suicidal ideation)과 자살계획(suicide plan), 자살시도(suicide attempt)로 구분할 수 있는데[9], 자살생각은 자살을 행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나 사고를 의미하고[10], 자살계획은 자살의 행동을 실천하기 위해 계획하는 것이며, 자살시도는 자살을 위해 실제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11]. 이 중 자살시도는 완성된 자살(completed suicide)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지니는 요인으로 분류되는데[9,12], 자살시도 경험이 있는 노인들은 자살생각만 있는 노인들과 비교하여 자살에 대해 보다 허용적이며, 막을 수 없고 자살이 문제해결에 적절한 방식이라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13]. 또한 노인의 자살은 평상시 자살계획에 대해 주위에 표현하지 않고 자살에 대한 행동이 예고 없이 위험하고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 자살에 대한 선행연구[7]에 따르면, 전체 연령군의 자살시도와 자살행동의 비율이 8:0에서 20:1까지로 보고되는 반면 노인은 2:1로 보고되고 있어 노인층의 자살시도에 대한 심각도와 진정성은 성인에 비해 더 높다고 할 수 있으며, 노인 자살시도자는 성인 자살시도자들과 비교하여 의학적 치명도가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보고되며 노인의 자살시도는 성인에 비해 자살성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4]. 또한 자살시도를 하였지만 구명된 사람들 중 10명에 1명 정도는 자살시도 후 같은 행위를 반복하여 결국 자살에 의해 죽음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어[15], 노인의 자살시도는 완성된 자살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노인들의 자살시도 관련 요인에 대한 파악은 자살관련 요인의 의미로 해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의 자살시도는 다양한 요인들과의 관련성을 배재할 수 없으며, 개인적인 특성과 심리적 요인, 사회•경제적 요인 및 생물학적 요인 등 다면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12]. 선행연구[13,16]에서 개인적 특성으로 미혼의 독거노인이고 낮은 교육수준을 가졌으며 무직 상태의 의료급여 대상자인 경우 자살시도의 위험성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신체적 측면에서 퇴행성 질환 또는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일상활동의 제한과 같은 신체적 의존도가 심한 경우 자살시도의 위험이 높았으며[17,18], 정신적 요인으로 우울감과 외로움을 인지하는 경우, 정신과 치료 이력이 있으며 자살시도의 경험이 있는 경우 자살시도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16-18].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정기적인 친목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노인은 친목활동을 참여하는 노인보다 자살시도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13]. 노인의 자살시도에는 민족과 성별, 사회문화적 배경에 대한 차이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제시된 바 있어[17], 한국사회의 사회문화적 배경에 대한 고려와 더불어 반복적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도시에 거주하는 60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하거나[13] 2014년 지역사회건강조사자료를 토대로 노인들이 자살생각과 자살시도 영향요인을 분석한 연구[18]가 있다. 그러나 이들 선행연구는 특정지역에 국한된 자료를 이용하였고, 2014년 자료를 이용하였기에 현재 노인들의 자살시도의 영향요인을 확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질병관리청에서 제시한 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노인들의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여 국내 노인들의 자살시도에 대한 위험요인을 분석을 통해 노인 자살 예방을 위한 전략 수립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Ethic statement: This study was approved by the Public Institutional Review Board Designated by Ministry of Health and Welfare (IRB No. P01-202307-01-033).
1. 연구설계
본 연구는 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국내 65세 이상 지역사회 거주 노인의 자살시도 관련 요인을 확인하기 위한 서술적 조사연구이며, 본 연구는 STROBE (Strengthening the Reporting of Observational Studies in Epidemiology) 보고지침(https://www.strobe-statment.org)에 따라 기술하였다.
2. 연구대상
본 연구는 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를 활용하였으며, 지역사회건강조사는 지역보건법 제4조에 근거하여 2008년부터 실시되었다. 조사는 전국 255개의 보건소가 참여하며 보건소당 약 900명의 표본(만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매년 지역주민의 음주와 흡연 등을 포함하는 건강형태와 만성질환의 이환 등 건강실태를 파악하고 있다. 지역사회건강조사는 표본추출틀 작성 후 표본지점 추출의 1차 추출과 표본가구 추출의 2차 추출의 순서로 이루어지는 횡단조사이다. 전국을 대표할 수 있도록 지역과 행정구역(동/읍•면), 주거종류(일반주택, 아파트)로 층화한 후 계통추출법으로 각 층의 모집단 가구 수에 비례하도록 표본가구를 최종 선정한다. 이후 조사원이 조사대상 가구를 방문하여 대상자와 일대일 면접조사를 실시한다. 본 연구에 사용된 원시자료인 2021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는 조사에 참여한 대상자가 총 229,242명으로, 본 연구에서는 응답자 중 65세 미만인 자와 각 변수의 항목에서 정보가 미비하거나 일부 문항에 무응답인 응답자를 제외하여 총 73,326명을 자료분석에 이용하였다.
3. 연구도구
1) 인구학적 특성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은 성별, 연령, 교육수준, 거주지역, 가족형태, 월평균소득으로 파악하였다. 연령은 65~69세, 70~74세, 75세 이상으로 분류하였고, 교육수준은 ‘초졸 이하’, ‘중졸’, ‘고졸 이상’으로 재분류하였으며, 거주지역은 동과 읍・면으로 구분되어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도시와 농촌으로 분류하였다. 가족형태는 노인부부, 독거노인, 자녀와 같이 동거하는 노인, 이혼이나 별거는 기타로 분류하였다. 월평균소득은 100만 원 미만, 100~299만 원, 300만 원 이상으로 분류하였다.
2) 건강상태 특성
대상자의 건강상태 특성은 주관적 건강상태와 고혈압 진단 유무, 당뇨병 진단 유무, 음주와 흡연 유무로 파악하였다. 주관적 건강상태는 모든 건강 영역을 포함한 포괄적인 측정방식으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스스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원시자료에서 주관적 건강상태에 대한 측정은 ‘평소에 본인의 건강은 어떻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나쁨’, ‘나쁨’, ‘보통’, ‘좋음’, ‘매우 좋음’으로 답하게 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나쁨’과 ‘보통’, ‘좋음’으로 재분류하였으며 ‘나쁨’은 ‘매우 나쁨’과 ‘나쁨’으로 재분류하였고 ‘좋음’과 ‘매우 좋음’은 ‘좋음’으로 재분류하였다[19]. 고혈압과 당뇨병은 ‘의사에게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진단받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고, 음주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1잔 이상의 술을 마신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으로 이들 문항은 ‘예’와 ‘아니오’로 답하게 되어 있다. 흡연은 ‘현재 일반담배를 피웁니까?’라는 질문에 ‘매일 피움’, ‘가끔 피움’, ‘과거에 피웠으나 현재 피우지 않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매일 피움’과 ‘가끔 피움’은 흡연으로 분류하고 ‘과거에 피웠으나 현재 피우지 않음’은 비흡연으로 재분류하였다.
3) 정신건강 특성
정신건강 특성에는 삶의 만족도, 우울감 경험 여부, 스트레스, 인지장애, 자살생각으로 파악하였다. 삶의 만족도는 ‘최근 귀하의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합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불만족(1점)과 매우 만족(10점)의 10점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불만족(1~3점), 보통(4~6점), 만족(7점 이상)으로 재분류하였다[19]. 우울은 ‘최근 1년 동안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예’, ‘아니오’로 답하게 되어 있다. 스트레스는 ‘평소 일상생활 중에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느끼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군(‘대단히 많이 느낀다’, ‘많이 느끼는 편이다’)과 스트레스 수준이 낮은 군(‘조금 느끼는 편이다’, ‘거의 느끼지 않는다’)으로 재분류하였다[19]. 인지장애와 자살생각은 질문에 대해 ‘예’, ‘아니오’로 대답하는 방식으로, 인지장애는 ‘최근 1년 동안 점점 더 자주 또는 더 심하게 정신이 혼란스럽거나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이며, 자살생각은 ‘최근 1년 동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4. 자료수집 및 윤리적 고려
본 연구에서 사용된 자료는 일반인에게 제공되는 공개 자료로 본 연구자는 질병관리청 지역사회건강조사 홈페이지(https://chs.kdca.go.kr/chs/index.do)를 통해 개인 식별이 불가능한 고유번호 형태의 익명화된 자료를 제공받아 분석하였다. 또한 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원시자료는 질병관리청 누리집(https://kdca.go.kr/)을 통해 대국민 공개가 되어 있다. 본 연구는 공용 기관윤리위원회의 승인(승인번호: P01-202307-01-033)을 받은 후 수행하였다.
5. 자료분석
자료분석은 SAS 9.4 프로그램(SAS Institute)을 이용하였다. 본 연구를 위해 이용한 지역사회건강조사는 복합표본설계를 이용하여 표본을 추출하였기 때문에 가중치를 적용한 복합표본분석을 실시하였다.
•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 건강상태 특성, 정신건강 특성, 자살시도는 빈도와 백분율, 평균과 표준오차로 분석하였다.
•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 건강상태 특성, 정신건강 특성에 따른 자살시도의 차이는 Rao-Scott χ2 test를 실시하였다.
•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을 보정한 상태에서 건강상태 특성, 정신건강 특성이 자살시도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하여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결과
1.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 건강상태 특성, 정신건강 특성 및 자살시도
대상자는 남성이 45.0%, 여성이 55.0%였다. 연령은 평균 73.90±0.04세로 65~69세가 32.8%, 70~74세가 25.8%, 75세 이상이 41.4%였다. 교육수준은 초졸 이하가 43.4%, 중졸 19.5%, 고졸 이상이 37.1%였다. 거주지역은 도시가 72.9%, 농촌이 27.1%였다. 가구 형태는 노인부부가 48.5%, 독거노인이 21.8%, 자녀와 같이 동거하는 노인이 14.7%, 기타가 15.0%였다. 가구 월평균 소득은 223.90±1.37만 원이었으며, 100만~299만 원은 44.4%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건강상태에서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음’이 29.1%, ‘보통’이 41.3%, ‘나쁨’이 29.6%였다. 만성질병에서 고혈압이 있는 경우가 53.4%였고, 당뇨병이 있는 경우가 23.6%였다. 현재 흡연을 하는 경우가 9.0%였고, 지난 1년간 음주를 한다는 경우가 24.2%였다.
정신건강에서 삶의 만족도는 만족이 56.7%, 보통이 38.3%, 불만족이 5.0%였다. 우울감 경험이 있는 경우는 8.5%였고,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경우는 63.1%였으며 인지장애 있는 경우가 37.8%였다. 자살생각이 있는 경우가 9.2%였다.
전체 대상자 중에 최근 1년 이내에 자살시도가 있는 경우가 0.3%였다(Table 1).
2.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 건강상태 특성, 정신건강 특성에 따른 자살시도
대상자를 자살시도가 있는 군과 없는 군으로 나누어 특성을 비교한 결과 교육수준(χ2=15.85, p=.004), 거주지역(χ2=4.66, p=.031), 가구형태(χ2=31.28, p<.001), 월평균소득(χ2=53.24, p<.001), 주관적 건강상태(χ2=1,107.33, p<.001), 흡연(χ2=13.84, p=.002), 삶의 만족도(χ2=296.01, p<.001), 우울감 경험(χ2=380.27, p<.001), 스트레스(χ2=44.42, p<.001), 인지장애(χ2=42.14, p<.001), 자살생각(χ2=580.02, p<.001)이 두 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2).
3. 대상자의 자살시도 영향요인
대상자의 자살시도와 관련된 영향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다중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회귀식의 설명력을 보는 Nagelkerke의 결정계수는 .232로 확인되었으며 분석은 enter방법을 이용하였다. 분석결과 지역사회 노인의 자살시도 영향요인은 교육수준, 거주지역, 삶의 만족도, 우울감 경험, 자살생각으로 확인되었다. 농촌노인에 비해 도시노인이 1.22배(95% confidence interval [CI]=1.05~1.43), 삶에 만족스러운 노인에 비해 불만족스러운 노인이 2.13배(95% CI=1.06~4.31), 우울감 경험이 없는 노인에 비해 있는 노인이 3.03배(95% CI=1.80~5.09), 자살생각이 없는 노인에 비해 있는 노인이 15.34배(95% CI=7.15~32.91) 자살시도가 높았다. 반면 초졸에 비해 중졸 이하가 0.34배(95% CI=0.16~0.74) 자살시도가 낮았다.
도시에 거주할수록, 삶이 불만족스러울수록, 우울감 경험이 있을 때, 자살생각이 있을수록 자살시도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초졸에 비해 중졸 이하가 자살시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논의
본 연구는 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를 이용하여 지역사회 노인의 자살시도 영향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시도되었다. 본 연구결과 교육수준, 거주지역, 삶의 만족도, 우울감 경험, 자살생각이 지역사회 노인의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에서 최근 1년 이내 자살시도 경험이 있는 노인은 전체 대상자 73,326명 중 196명으로 조사되며 대상자의 0.3%가 최근 1년 이내 자살시도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2014년 지역사회건강조사자료를 토대로 충청북도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의 0.8%가 최근 1년 동안 자살시도를 한 적 있음을 보고한 Chang 등[18]의 연구와 비교하여 본 연구에서의 노인들의 자살시도 경험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시도 빈도를 0.88%로 보고한 Kim와 Lee의 연구[20]와 비교하여도 본 연구의 대상자들의 자살시도 빈도는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2]에서 발간하는‘2022년 자살예방백서’를 살펴보면 2020년 자살률은 2019년과 비교하여 70대는 16.0%, 80세 이상은 7.2%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노인의 자살자 비율이 대체적으로 감소하는 경향과 같은 맥락으로 노인 자살시도자의 비율도 감소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2020년 80대 이상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62.6명으로 OECD 회원국 보다 2.1배나 높은 결과이다[2]. 따라서 노인 자살과 관련된 지속적인 관심과 더불어 노인 자살관련 요인에 대한 파악과 자살방지를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겠다.
본 연구에서 자살생각은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자살 생각이 있는 노인들은 자살생각이 없는 노인에 비해 자살시도의 위험이 15.34배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자살시도의 가장 강력한 위험요인은 자살생각임을 확인한 선행연구[18,21]의 결과를 지지한다고 하겠다. 노인들은 자신의 의도를 타인과 의사소통하는 것이 적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정도 또한 성인에 비해 훨씬 적은 특징을 가진다. 또한 노인들은 자살생각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치료를 받지 않거나 자살생각을 가진 우울 노인들은 신체화 증상을 경험하며 자신 문제를 간과하고 내과 의사 등을 찾아가 신체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2]. 더불어 자살시도 경험이 있는 75세 이상 노인들에게서 자살시도의 의미를 연구한 Lee와 Choi [23]는 노인의 자살시도는‘지속적인 고통의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편안함을 갈망하는 내려놓음’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노인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살은 하나의 질환으로서 치료의 대상이며, 문제해결을 위한 해결책이 아님을 교육하는 자살 인식개선 교육과 더불어 자살생각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본 연구에서 우울감 경험은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우울감 경험이 없는 노인들에 비해 우울감을 가진 노인들의 자살시도는 3.03배 높았다. 노년기 자살의 원인 중 50%∼70%는 우울증이며 자살자의 89%에서 우울증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우울은 노인에게 있어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강력한 변수로 제시된 바 있다[16,17]. Chang 등[18]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우울과 친목활동은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파악되었으며, 사회적 관계유지 활동인 정기적인 친목활동의 참여는 자살시도의 보호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노인자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울증 모니터링과 교육뿐만 아니라 정기적인 친목활동을 포함하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삶의 만족도란 과거 및 현재의 삶과 행동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미래의 삶에 대한 전망의 긍정적인 정도로 정의된다[24]. 본 연구에서 삶에 불만족한 노인들은 삶에 대해 만족하는 노인들에 비해 자살시도의 위험이 2.13배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노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인구사회적 요인과 경제적 요인, 건강상태, 사회적 참여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고되는데, Jo와 Kim [25]은 한국 노인의 삶의 만족도는 건강상태와 경제상태, 우울이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노인의 경우 배우자가 있고 학력이 높을수록 경제상태와 건강상태가 좋을수록 그리고 사회 참여가 많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26]. 본 연구에서 노인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중 하나인 우울은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그 외의 변수인 건강상태와 경제상태는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유의미한 변수가 아니었다. 자살시도는 삶의 만족도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변인에 대한 상호작용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결과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노인의 자살은 어떤 한두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편적 인과 논리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요인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노인의 자살시도를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모형을 제시하고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검증연구를 후속연구로 제안하는 바이다.
본 연구에서 노인들의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일반적 요인으로 교육수준과 거주지역이 의미있는 변수로 확인되었다. 즉, 초졸에 비해 중졸 이하 노인의 자살시도 위험이 0.34배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Kwon의 연구[27]에서 노인의 교육수준과 자살시도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노인의 자살시도는 단순하게 교육수준과 같은 요인보다는 다양한 요인들과의 관련성을 배재할 수 없으며, 개인적인 특성과 심리적 요인, 사회•경제적 요인 및 생물학적 요인 등 다면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어[12] 노인 자살문제에 대해서는 단편적 접근보다는 개개인이 경험하는 요인을 확인하여 맞춤형중재 프로그램이 필요하겠다.
본 연구에서 도시지역의 노인들이 농촌지역 노인들보다 자살시도의 위험이 1.22배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자살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한 Middleton 등[28]의 연구결과와 유사한 결과이다. 도시화의 진행은 전통적인 생활양식의 해체와 더불어 인구의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지역공동체 역할의 축소를 가져와 사회적 유대감이 약화되고 그 결과 노인의 자살률을 높인다[28,29]. 지역사회 거주 노인 30명을 심층면접한 질적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생활수준이 비슷한 노인에게 있어 사회적 네트워크, 즉 사회적 유대감이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언급하며 자살에 있어서 사회적 유대감은 노인들의 고독과 단절을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개념으로 보고하였다[29]. 이에 본 연구결과를 통해 농촌노인에 비해 사회적 유대감이 낮은 도시노인의 자살시도 방지를 위해서 자살시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자살예방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에서는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자살예방사업은 자살의도의 전개를 사전에 방지하는 조치인 일차적 예방사업과 자살을 고려하는 자를 확인하여 그 과정에 대한 개입과 중단을 위해 취해지는 이차적 자살예방, 만성적 자살위험에 처해있는 극소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자살로 인한 손상과 자살확률을 경감시키기 위한 삼차적 예방으로 나뉠 수 있다[2]. 본 연구결과 노인의 교육수준, 거주지역, 삶의 만족도, 우울감 경험, 자살생각이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인으로 확인된 바, 이를 토대로 노인 자살의 일차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노인의 삶의 만족도를 개선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삶의 만족도는 ‘최근 귀하의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합니까?’라는 단편적인 질문으로 이루어진 까닭에 노인에게 있어 삶의 만족도는 어떠한 개념을 포함하는지 이해하기에는 한계점이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선행연구[30]를 근거로 노인자살예방을 위해서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복지, 건강관리, 노후준비, 사회적 네트워크 확립 등의 기초적인 생활지원이나 대처자원에 대한 지원을 포함하고, 우울과 자살에 대한 인식개선 프로그램의 범위를 노인까지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또한 이차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자살생각이 있는 노인과 이들의 교육수준과 거주지역 또한 고려하여 우울과 자살에 대한 스크리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상담과 더불어 적극적인 우울증 치료를 지원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에 사용된 자료는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로 노인의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집된 자료가 아니기에 복합성 만성질환 및 사회적 관계망이나 사회활동과 같은 다양하고 복잡하게 작용하는 변수들을 다루지 않아 노인들의 자살시도 요인들을 파악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는 전국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노인의 대표성이 확보되는 자료로서 본 연구를 통해 노인들의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함으로써 노인 자살예방에 대한 접근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결론
본 연구는 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를 이용하여 지역사회 노인의 자살시도 영향요인을 파악한 것으로 전체 대상자 73,326명 중에서 최근 1년 이내에 자살시도 경험이 있는 노인은 196명(0.3%)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자살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교육수준, 거주지역, 삶의 만족도, 우울감 경험, 자살생각으로, 그 중 자살생각이 있는 노인이 자살생각이 없는 노인에 비해 자살시도의 위험이 15.34배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며 자살생각은 노인의 자살시도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확인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노인 자살예방을 위해서 우울과 자살생각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이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정기적인 친목활동을 포함하는 위한 자살예방프로그램에 대한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둘째, 노인의 자살시도에 대한 보다 심층적 이해를 위해서 노인 자살시도를 예측할 수 있는 모형에 대한 연구와 이에 대해 검증하는 연구를 제언하고자 한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문헌고찰을 통해 노인의 자살시도 영향요인으로 보고된 요인들을 파악하여 적용하였으나 기존의 자료 안에서 분석을 하는 이차자료분석 연구로 본 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영향요인들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노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만성질환이나 사회적 접촉이나 사회활동 등의 다른 요인들을 고려한 반복연구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