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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Korean Gerontol Nurs > Volume 26(4):2024 > Article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 현상학적 질적연구

Abstract

Purpose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the experience of turnover to a long-term care hospital nurse.

Methods

Data were collected using in-depth interviews and analyzed using a Giorgi’s phenomenological approach. The participants were ten nurses who worked on the wards of a long-term care hospital in Busan metropolitan.

Results

The results were summarized into five themes and seventeen core meanings. The five themes were ‘A choice based on one's convenience’, ‘Feeling overwhelmed by tasks beyond the scope of nursing duties’, ‘Thinking about turnover from time to time’, ‘An environment where personal growth as a nurse cannot be expected’ and ‘Becoming a nurse for long-term care’.

Conclusion

To ensure patient safety and prevent nurse turnover in long-term care hospitals, it is necessary to improve the nursing environment, establish clear job manuals, and create a reasonable salary system.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베이비붐 세대가 65세 이상 노인이 되는 2020년에 우리나라 노인의 비율은 15.7%를 차지하였으며, 2040년에는 전체 인구의 35%가 노인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1]. 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라 노인 만성질환자의 치료 및 요양을 목적으로 설립된 요양병원이 2008년 690개소에서 2020년 1,582개소로 2배 이상 증가하였다[1,2]. 요양병원의 양적 증가와 병원 간 경쟁의 심화로 환자건강과 간호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간호사의 역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2].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입원한 노인 환자의 건강 상태를 관찰하여 의료진과 의사소통하고, 환자와 가족의 의견을 경청하여 치료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을 돕는다[3]. 요양병원 간호사는 장기간의 요양이 필요한 노인 환자에게 보존적 치료 및 일상적인 돌봄을 제공하고, 낙상 등의 안전사고 발생으로 인한 응급상황 대처 등의 간호역량을 갖추어야 한다[4]. 하지만 이들은 과중한 업무와 불명확한 규정에 따른 간호업무의 위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의사 업무 대행, 비체계적인 인력관리와 업무능력의 한계, 종합병원보다 낮은 전문직 만족도 등의 고충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5,6].
2020년 기준 요양병원 간호사의 27.5%가 이직한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이는 상급종합병원 9.4%, 종합병원 16.5%의 이직률보다 높은 수치이다[7]. 높은 이직률은 장기적인 돌봄이 필요한 의료현장에서 숙련된 간호 제공의 안정성을 저해하여, 궁극적으로 국민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요양병원으로 이직한 간호사의 이전 근무지를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이 12.2%, 종합병원이 20.5%, 병원급 의료기관이 30.9%, 요양병원이36.4%를 차지했다[8]. 간호사의 이직 사유는 만족스럽지 않은 근무환경, 과도한 업무량, 전문직에 대한 회의감[9], 자기 계발을 위한 준비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10]. 요양병원을 포함한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실무경력을 갖춘 간호사의 이직은 직무만족, 업무량, 직무스트레스, 관리자 유형, 자율성, 승진 기회, 근무 일정표 등의 조직 요인과 소진 등의 개인 요인이 복잡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1]. 근무 경력이 적은 신규간호사는 과중한 업무, 의료진의 비인격적인 대우, 비효과적인 교육 등의 사유로 이직을 결정하는 반면[10], 경력간호사들은 이직을 계속 고민하더라도 직무와 관련된 개인 및 조직적 요인으로 실제 이직을 선택하지 못한 채로 포기하기도 한다[12]. 요양병원 간호사는 근무환경에 대한 평가가 나쁠수록 이직 의도가 높아지고[13], 의사와 간호사 간의 협력관계 갈등도 이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4]. 또한 요양병원으로 이직한 간호사들은 근무환경의 열악함과 불합리한 근무조건에도 불구하고 노인간호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으로 보고되었다[8]. 이상에서 간호사가 이직을 선택하기 전에는 근무 경력, 의료기관 유형에 따라 근무환경 등의 조직적인 요인과 대인관계 등의 개인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지만, 이직을 선택한 이후에는 다른 요인에 의해 근무에 적응해가는 것을 시사한다[8,10,11].
간호사의 이직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이직 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양적으로 분석하는 연구가 주로 시도되었고[14,15], 구체적인 이직 경험을 살펴보는 질적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의 급성기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이직한 간호사의 경험을 분석한 연구는 드물었다. 최근 요양병원의 증가로 간호사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간호사의 이직은 재직 간호사에는 업무 부담을 높이고, 숙련된 환자 간호의 연속성을 저해하고 노인간호의 질을 떨어뜨려 건강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한다[3]. 이에 요양병원 간호사가 이직을 결정하는 계기나 이유는 무엇이고, 요양병원 근무를 지속하게 되는 주요 요인이 무엇인지를 개별적인 체험을 통해 탐색할 필요가 있다.
현상학적 연구 방법은 이직을 경험한 개인의 생생한 체험에 대한 의미를 이해하고, 기술함으로써 이직 경험에 대한 본질적 구조를 밝히고, 인간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한다[16]. 따라서 본 연구는 요양병원으로 이직한 간호사의 경험을 탐색하여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의 이직 경험에 대한 본질적인 구조를 찾고자 한다. 간호사 개인의 경험적이고, 실제적인 근거자료는 요양병원 간호사의 이직 관리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 마련과 간호인력 부족으로 인한 간호의 질적 악화를 개선하는 방안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우리나라 요양병원 간호사 이직에 대한 새로운 측면을 밝히고, 요양병원 간호사의 장기근속을 증진하기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2. 연구 문제

본 연구는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은 어떠한지, 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심층적으로 탐색하여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에 대한 본질적인 구조와 의미를 밝히기 위함이다. 이를 위한 연구 문제는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은 무엇인가?”이다.

연구 방법

Ethic statements: This study was approved by the 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of Pusan Catholic University (CUPIRB-2022-004). Informed consent was obtained from the participants.

1. 연구 설계

본 연구는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을 개별적이고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탐색하고 참여자들의 경험에 대한 본질적 구조와 의미를 밝히기 위하여 Giorgi [17]의 현상학적 방법을 적용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EQUATOR Network(http://www.equator-network.org/home/)의 질적연구 보고 지침인 SRQR(Standards for Reporting Qualitative Research: A Synthesis of Recommendations)에 따라 기술하였다.

2. 연구 대상

본 연구에서는 현상학적 연구 주제와 목적에 부합하는 풍부한 경험을 진술할 수 있는 표본을 선정하는 목적적 표집 방법을 사용하여 대상자를 모집하였다. Dukes (1984)는 현상학적 연구에서 연구 주제의 의미와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참여자 수를 3∼10명으로 권장하였다[18]. 연구자는 부산광역시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 중 연구자와 평소 라포가 형성된, 요양병원 이직 경험이 있는 간호사에게 직접 연락하여 참여를 요청하였다. 또한 면담 후에는 눈덩이 표집 방법(snowball sampling)을 활용하여, 이직 경험이 있는 간호사를 추천받는 방식으로 참여자를 확보하였다. 연구의 참여자는 요양병원으로 이직한 간호사 10명이었다. 성별은 여성 9명, 남성 1명이었으며, 연령은 평균 35.6세이었고 최소 31세에서 최고 61세이었다. 근무 경력은 급성기병원에서 평균 10.7년, 요양병원에서는 평균 4.2년이었다. 이직 횟수는 평균 3.2회였으며, 근무 형태는 고정근무자가 6명으로 낮번(day) 고정이 5명, 밤번(night) 고정은 1명이었고, 교대근무 4명이었다.

3. 자료수집

연구 자료는 2022년 1월 30일부터 3월 30일까지 연구자가 참여자를 직접 만나 일대일 심층면담을 진행하여 수집되었다. 면담은 참여자들이 최대한 편안한 시간과 장소에서 1∼2회 실시되었으며, 1회 면담의 소요 시간은 60분에서 80분 정도였다. 면담은 일상적인 안부로 시작하여 참여자와의 라포(rapport)가 형성된 후 참여자가 연구 문제에 자연스럽게 접근하여 경험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진행하였다.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은 무엇인가?”라는 연구 문제를 바탕으로 시작 질문은 “요양병원으로 이직을 결정한 경험은 어떠한가?”이다. 이후 “요양병원에서 근무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근무 중 어떠한 업무들을 하는가?”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등을 포함한 반구조화된 질문으로 면담을 진행하였다(Table 1).
모든 면담내용은 녹음되었고, 필요시 현장 메모도 활용하였다. 1차 면담 후 녹음된 내용을 분석하였고, 추가적인 면담이 필요한 경우 2차 면담을 진행하였다. 열 번째 참여자 면담에서 의미 있는 새로운 자료가 나오지 않아 이를 포화시점(saturation)으로 판단하고 자료수집을 마무리하였다.

4. 자료분석

본 연구는 “요양병원 간호사로서의 이직 경험은 무엇인가?”를 확인하기 위해 간호사 개개인이 경험한 현상의 의미와 본질을 규명하고자 Giorgi [17]의 현상학적 방법을 활용하였다. Giorgi [17]의 현상학적 방법은 연구참여자 개인의 독특함을 드러내고 전체 참여자의 공통적 경험에 대한 의미와 구조를 진술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에 관한 내적 체험의 본질을 파악하고 참여자들의 경험에 부여하는 의미를 기술하고 분석하기 위해 Giorgi [17]의 현상학적 방법이 본 연구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였다. 코딩 과정에서는 Nvivo Pro 12.0 프로그램을 보조적으로 활용하여, 수집된 자료로부터 의미 단위의 분리와 구조화를 효율적으로 진행하였다.
심층면담을 통해 구성한 원자료는 Giorgi [17]가 제안한 절차에 따라 분석하였다. 첫 번째는 자료의 총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는 단계로 연구자는 녹취한 자료를 필사하여 여러 번 읽으며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의 전체적인 맥락과 구조를 이해하고자 노력하였다. 두 번째 단계는 연구자의 학문적 관점에서 참여자가 진술한 현상에 대한 의미단위를 구분하는 것으로, 필사본 전체를 Nvivo pro 12.0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참여자의 진술문에서 총 112개의 의미단위를 추출하였다. 세 번째 단계는 의미단위를 조합하여 주제를 도출하고 주제 안에 담긴 의미단위를 학문적 용어로 변형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구분한 의미단위를 다시 검토하며 중첩되거나 비슷한 개념을 묶어서 주제화하여 16개의 중심의미로 분류하였다. 네 번째 단계는 추출된 중심의미를 통합하여 분류한 후, ‘반성(reflection)과 자유 변경(free imaginative variation)’ 과정을 통해 참여자의 관점에서 경험의 의미를 파악하고, 이를 5개 주제 모음으로 분류한 뒤 핵심적 상황별로 체계화하여 상황적 구조를 기술하였다. 최종적으로 핵심적 상황을 통합하여 전체 참여자의 관점에서 파악된 경험의 본질적 구조를 기술하였다.

5. 연구의 엄밀성

본 연구의 신뢰도와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Guba와 Lincoln [19]이 제시한 4가지 기준을 충족하고자 노력하였다. 우선, 사실적 가치(truth value)를 높이기 위해 참여자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개방형 질문을 통해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였다. 또한 면담내용을 참여자 표현 그대로 필사하고 참여자 모두에게 연구 결과를 보여주어 진술이 일치하는지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적용 가능성(applicability)을 높이기 위해 참여자들의 진술이 반복되며 새로운 진술이 나타나지 않는 포화상태에 이를 때까지 면담을 지속하였다. 그리고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요양병원 간호사 2인에게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그들의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공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진술임을 확인받았다. 다음으로 일관성(consistency)의 확보를 위해 연구자 3인이 공동으로 원자료와 분석자료, 최종 결과를 반복적으로 논의하며 주제 범주화에 대한 수정과 보완 작업을 진행하였다. 마지막으로 중립성(neutrality)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자 중 한 사람이 요양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급성기병원과 차별화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하였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성찰을 통해 참여자의 진술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편견이나 선입견을 배제하도록 하였다.

6. 연구자 준비

본 연구자들은 대학원 과정에서 질적연구방법 수업을 이수하였고, 한국질적연구센터와 질적연구학회 주관으로 개최된 질적연구 자료수집 및 분석 학술대회의 워크숍을 수료하여 연구자의 자질을 갖추기 위해 훈련하였다. 또한 간호사면허 취득 후 급성기병원과 요양병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나, 연구자의 경험으로 인한 편견을 최소화하기 위한 판단중지를 통해 참여자들의 생생한 주관적 경험을 얻기 위해 노력하였다.

연구결과

연구참여자 10명의 심층면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은 5개의 주제 모음과 16개의 의미 단위로 도출되었다(Table 2). 도출된 5가지 주제 모음은 ‘개인적 편의에 따른 선택’, ‘간호사 고유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업무에 짓눌림’, ‘수시로 이직을 생각함’, ‘간호사로서 개인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환경’, ‘노인의 장기요양을 위한 간호사가 되어감’이며 이에 대한 핵심 상황과 관련된 구조를 서술하고, 주제에 대한 중심의미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상황적 구조적 기술

1) 요양병원으로 이직한 상황과 관련된 구조

참여자들이 요양병원으로 이직을 결정한 이유는 교대근무가 아닌 고정된 근무를 통해 시간활용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존경하거나 편안한 지인을 직장동료로 삼아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기 위함이었다. 참여자들이 요양병원으로 이직한 상황과 관련된 구조에 대한 주제 모음은 ‘개인적 편의에 따른 선택’이며 중심의미는 ‘탄력적인 근무 형태’, ‘마음에 의지가 되는 사람이 있음’이었다.
주제 모음 1: 개인적 편의에 따른 선택
참여자들의 이직 사유는 육아, 임신, 대학원 진학 등의 일상적인 삶이나 자아실현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간호사 업무의 특성상 이전 직장에서 개인적 사정에 맞는 근무 시간의 배려를 받기 어려워 요양병원으로 이직을 결정하였다.
(1) 중심의미: 탄력적인 근무 형태
참여자들은 근무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요양병원 근무의 장점으로 생각하였다. 특히, 고정된 근무 시간은 건강관리 실천과 자기 계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야간 대학원을 가려면 낮 근무만 가능한데, 급성기병원에선 불가능해서 이직했어요(참여자 3).”
요양병원에서 간호사가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으니 요즘은 젊은 간호사들도 급성기 근무 1년 정도만 하고 많이 와요. 일하며 공부해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도 해요(참여자 6).”
저는 나이트 근무만 해요. 낮에는 운동도 하고, 친구와 약속 시간 맞추기도 좋아요(참여자 4).”
(2) 중심의미: 마음에 의지가 되는 사람이 있음
참여자들은 심리적, 정서적 안정을 추구하기 위해, 롤모델이 되는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이직을 결정하였다.
이전에 함께 일했던 수간호사님이 여기 계셔서 이직했지요. 그분은 저한테 간호사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신 분입니다(참여자 5).”
급여는 비슷한데 좋아하는 선배 따라왔어요(참여자 2).”

2) 요양병원에서 간호업무를 시작한 상황과 관련된 구조

경영상의 이유로 의료법에 명시된 최소 간호인력만을 배치하는 요양병원에서 참여자들은 부서 간 불명확한 업무 범위로 고통을 받았다. 이들은 불법 진료행위를 강요받고 과중한 서류 업무에 시달리며 간호보조인력에게 간호업무를 위임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또한 휴가 신청 시 동료의 배려를 구해야 하며,임금체계나 직원복지가 열악하여 수시로 이직을 고민하게 되었다. 더불어, 간호 실무경력은 존중받지 못하고, 전문적인 간호술을 숙련되게 수행하기보다는 환자를 관찰하고 보고하는 것이 주된 업무가 되었다. 이로 인해 참여자들은 전문직 간호사로서의 자긍심이 저하되고 법적, 윤리적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다. 참여자들이 요양병원에서 간호업무를 시작한 상황과 관련한 구조의 주제 모음 ‘간호사 고유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업무에 짓눌림’에 중심의미는 ‘부서간 업무 경계가 명확하지 않음’, ‘불법 진료행위에 내몰림’, ‘강도 높은 서류 업무를 수행함’이었고, 주제 모음 ‘수시로 이직을 생각함’의 중심의미는 ‘휴가를 신청하려면 눈치가 보임’, ‘불합리한 임금체계’, ‘열악한 복지제도’였다. 마지막 주제 모음 ‘간호사로서 개인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환경’의 중심의미는 ‘전문적인 간호보다 환자관찰에 집중함’, ‘경력을 무시한 채용으로 위계질서가 모호함’, ‘잘못된 편견으로 자존감이 저하됨’, ‘전문직 간호사로서 자신감을 상실함’이었다.
주제 모음 1. 간호사 고유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업무에 짓눌림
참여자들은 이전 병원에서의 간호업무와는 달리, 업무 경계가 불분명하고 불법 진료행위를 강요받기도 하였다. 또한 실무경력과 상관없이 병원 수익을 위한 과도한 서류 작업을 감당해야 했기에 간호보조인력에게 간호업무를 위임할 수밖에 없었다.
(1) 중심의미: 부서간 업무 경계가 명확하지 않음
참여자들은 이전의 급성기병원에서는 타 부서나 보조요원의 업무로 알고 있었던 간식 구매, 환경관리, 기자재 파악 및 소모품 정리 등을 감당하게 되어 회의감이 들었다.
청소, 린넨 정리부터 영양사실에서 하는 선택 식이조사 같은 업무까지 다 해요. 간호사와 타 직종 간의 업무 구분도 없고, 잡무를 시키는 느낌이 들면 회의감이 생겨요(참여자 4).”
환자 간식도 직접 사러 가고 간식비 관리도 해요(참여자 5).”
병원 수가가 챠팅으로 책정되다 보니, 심사과 직원까지 간호기록을 지적해요(참여자 8).”
(2) 중심의미: 불법 진료행위에 내몰림
참여자들은 의사가 부재한 상황에서 발생한 환자 이상, 안전사고 등 긴급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간호업무는 간호조무사에게 위임하는 업무구조에 위험부담을 느끼게 되었다.
야간당직 의사는 환자 상태를 잘 모르니 응급 시 판단을 제가 해야 할 때도 있어요(참여자 6).”
비위관 삽입이나 기관절개관 삽입...이런 거 모두 의사 일이라고 생각했었어요. 환자가 기관절개관을 뽑았는데 의사는 없고...제가 할 수밖에요. 면허를 걸고 일한다는 생각이 들어요(참여자 9).”
(3) 중심의미: 강도 높은 서류 업무를 수행함
참여자들은 급성기병원과는 달리 인증평가와 보험심사에 관한 서류 업무들을 도맡게 되었다. 환자평가표 작성, 환자교육 및 간호기록, 각종 의료기기 및 장비 관리와 관련된 기록 등 과중한 서류 업무로 참여자들은 간호사 본연의 업무를 간호보조인력에게 위임하면서 불안감이 높아졌다.
환자평가표 작성에 따라 수가가 달라지니 서류량도 많고, 실수도 없어야 해요(참여자 4).”
출근해서 가장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요(참여자 7).”
서류 업무는 많고 인력은 없는데 간호조무사가 할 수밖에...어떡하겠어요. 활력징후, 투약, 드레싱 같은 일.. 저는 처음에는 겁이 났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구조지요(참여자 10).”
주제 모음 2. 수시로 이직을 생각함
참여자들은 부족한 인력구조 내에서 휴가를 신청하는 것이 동료에게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을 느꼈고, 이와 함께 낮은 급여와 열악한 복지제도로 이직을 고민하게 되었다.
(1) 중심의미: 휴가를 신청하려면 눈치가 보임
참여자들이 근무하는 요양병원은 간호인력이 부족해 휴가를 가는 간호사 대신 다른 간호사에게 추가 근무가 배정되므로, 마음 편히 휴가를 신청할 수 없었다.
환자가 50명이 넘는데 병동 간호사는 총 6명이에요. 데이는 수간호사 포함 3명, 이브닝, 나이트 때 간호사 1명만 근무해요. 휴가가 겹칠 수가 없으니 신청할 때 눈치를 보게 되지요(참여자 3).”
갑자기 간호사가 사직하면 인원이 보충될 때까지 쉴 수도 없어요. 급성기병원처럼 입사 예정 신규간호사가 있는 것도 아니고...(참여자 7).”
(2) 중심의미: 불합리한 임금체계
요양병원은 급성기병원과 달리 업무성과 평가에 따른 급여 인상이나 근무 경력에 따른 승급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참여자들은 불만감을 표현하였다.
급성기는 연봉 테이블이 있는데, 여긴 그런 것은 없어요(참여자 2).”
입원환자 유치하면 성과금 준다고 들었어요(참여자 4).”
명절 보너스 같은 건 없어요. 이곳에서 3년 일했는데 연봉도 거의 오르지 않았어요(참여자 5).”
(3) 중심의미: 열악한 복지제도
참여자들은 유니폼 지급, 보수교육 지원과 휴게실 사용 등의 복지에 대해 불만족하여 이직하기 전의 병원과 비교하면서 요양병원의 단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대학병원처럼 평생직장이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간호사복도 지원이 안 되어서...먼저 병원에서 입던 유니폼을 입고 있어요(참여자 1).”
급성기병원에선 교육 기회도 많고 교육비도 지원해 줬지만, 여긴 기대할 수 없어요(참여자 3).”
간호사 휴게실이 없으니 야간에 빈 진료실에 들어가 잠깐 쉬는데...불편하지요(참여자 4).”
근무환경이 열악하니 수시로 구인사이트에 다른 병원을 검색해 보기도 해요(참여자 6).”
주제 모음 3. 간호사로서 개인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환경
참여자들은 요양병원 간호사의 주요 업무가 환자관찰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전문적인 간호처치를 수행하는 경우는 드물어 채용 시 실무경력은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경력에 따른 급여를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과, 급성기병원에서 풍부한 실무경력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문 간호술은 수행하지 못하는 비전문적인 간호인력으로 여겨지는 편견에 자존감이 저하되었다.
(1) 중심의미: 전문적인 간호보다는 환자관찰에 집중함
참여자들은 환자 변화를 추적하고 빠르게 대처하여 성취감을 느끼던 급성기병원에 비해 환자의 일상적인 상태변화의 관찰 및 관리에 집중하는 업무와 호전되지 않는 환자 상태를 마주하며 답답함을 느꼈다.
급성기병원에선 복잡한 장비와 시술로 힘들었지만, 중환자실 환자가 일반병실로 가게 되면 뿌듯했어요. 여긴 환자가 건강하게 회복하는 경우가 드물어 그런 성취감은 별로 없어요(참여자 2).”
급성기처럼 투약처방이 자주 바뀌지 않아 투약 간호 시 큰 긴장감은 없어요. 그래도 장기적인 반복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을 놓치지 않고 발견하려면 환자를 더 잘 살펴야 해요(참여자 5).”
보호자들이 전화로 환자 안부를 묻거나 부족한 개인물품을 체크하는 경우가 많으니 컨디션 변화는 물론이고 물품도 늘 파악해 두어야 해요(참여자 10).”
(2) 중심의미: 경력을 무시한 채용으로 위계질서가 모호함
참여자들은 경력에 따른 담당업무 차이가 없는 업무구조에 대해 불만을 느꼈다. 요양병원 환자의 관찰 및 증상관리를 위한 간호 처치는 난이도가 높지 않아 실무경력이 적은 간호사도 수행할 수 있었다. 이에 경력간호사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숙련도가 존중받지 못한다 느끼고 있었다.
육아로 쉬다 요양병원에 왔더니 50∼60대 간호사도 많았어요. 대학병원 발령 대기 중인 신규간호사도 잠시 와서 일하기도 해요(참여자 6).”
여긴 태움도 없고, 위아래 질서도 없어요. 경력자와 신규가 급여나 업무에 차이가 없으니 후배 간호사들이 실수해도 지적하기가 곤란해요(참여자 9).”
(3) 중심의미: 잘못된 편견으로 자존감이 저하됨
참여자들은 요양병원의 주요 역할이 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만성질환 관리를 통한 일상생활의 유지에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역할 인식에도 불구하고, 요양병원 간호사는 급성기병원의 간호사보다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오해와 편견으로 자존감이 저하되었다.
임종을 앞둔 환자라고 별 조치도 안 한다며, 요양병원 간호사는 급성기 간호사보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정말 억울해요(참여자 6).”
처음 오시는 보호자들은 뉴스에 환자 학대하는 병원이 한 번씩 나오니까, 우리도 제대로 된 간호를 안 한다고 생각하죠(참여자 8).”
(4) 중심의미: 전문직 간호사로서 자신감을 상실함
참여자들은 요양병원이 급성기병원에 비해 기술적 성장을 위한 자원이나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에 간호사들은 전문적인 발전에 대한 갈증을 느끼며, 자신들의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동기는 전문적인 간호사 같고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요양에선 시술도, 검사도 다 뻔하니까, 급성기처럼 최신 임상 기술도 접할 수도 없고 오히려 알고 있던 것도 잊게 되는 것 같아요(참여자 4).”
상급병원에서 온 환자 서류에 모르는 시술이나 검사가 있으면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알아가요. 그땐 시대에 동떨어진 간호사 같아요(참여자 10).”

3) 요양병원 간호사로 되어가는 상황적 구조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노인이 대다수이고 노인성 질병의 특성에 맞는 보존적 치료와 간호가 필요하였다. 참여자들은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환자와 가족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서, 기존의 급성기병원과는 차별화된 간호사의 역할을 깨달았다. 특히, 장기간의 요양이 필요한 노인의 간호는 급성기 환자와 다름을 인정하고, 환자와 가족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일상생활 돌봄을 위한 간호보조인력과의 협력이 중요함을 인식하게 되었다. 참여자들이 요양병원 간호사로 되어가는 상황적 구조와 관련된 주제 모음은 ‘노인의 장기요양을 위한 간호사가 되어감’이며 중심의미는 ‘노화 및 노인성 질환의 특성을 이해함’, ‘환자를 가족처럼 대해줌’, ‘보호자와 환자를 연결함’, ‘보조 인력들과 타협해 나감’이었다.
주제 모음 1. 노인의 장기요양을 위한 간호사가 되어감
참여자들은 노인성 질환을 이해하고 노인을 위한 간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노인의 질병은 장기간의 요양이 필요하고, 심리적인 안정과 가족과의 연계가 중요하며, 일상생활 돌봄의 수행을 위해서 간호보조인력을 비롯한 타 부서와 협력하는 역량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다.
(1) 중심의미: 노화 및 노인성 질환의 특성을 이해함
참여자들은 노인 환자를 이해하면서 전문적인 간호 처치보다는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관찰하고 증상 조절을 위한 간호 중재가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포괄수과제에선 지금같이 운영될 수밖에 없어요. 행위별수가제가 되면 노인들이 의료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부정적인 생각은 뒤로하고 환자들 편안하게 돌보는 것이 최선이에요(참여자 1).”
요양병원에 와서 급성기 때보다 더 많이 공부했어요. 급성기는 의사가 늘 상주해 부담이 적은데, 다양한 진단의 환자 컨디션 변화를 파악하려면 많이 알아야 해요(참여자 10).”
(2) 중심의미: 환자를 가족처럼 대해줌
참여자들은 요양병원이 노인이 거처하는 공간이 됨을 인식하고, 간호사를 비롯한 직원들과 환자의 정서적 유대감이 환자의 일상생활에서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여기는 환자에게 또 다른 집이고 제게도 또 다른 가족이 있는 곳이에요. 시어머니나 엄마보다 더 살갑게 대할 때도 있어요(참여자 1).”
환자도 가족보다 저를 더 자주 보니 딸처럼 여기죠. 환자를 돌보면서 정화되는 느낌이 들어요. 저의 내적인 면을 보면 어르신들의 마지막을 함께 하는 것도 의미 있어요(참여자 6).”
기계처럼 일하던 급성기병원에선 환자와 정서적 교류는 딱히 없었어요. 요양에선 환자에게 애착이 생겼어요. 환자분들의 마지막 순간까지 편히 잘 모셔야겠다고 생각해요(참여자 8).”
(3) 중심의미: 보호자와 환자를 연결함
참여자들은 노인의 부양자인 가족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게 되면서 환자와 보호자 간의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이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간호의 전문지식과 기술이 더 절실함을 깨달았다.
환자들이 잘 계신 동영상을 보고 가족들이 안심하고 좋아하실 때 보람 있어요(참여자 3).”
콜벨이 울려 가보면 환자가 핸드폰을 보여주면서 부재중 전화를 확인해달라고 해요. 잘 안 들리시고 발음도 안 좋은 환자가 가족과 의사소통할 때는 통역역할을 하지요(참여자 6).”
(4) 중심의미: 보조 인력들과 타협해 나감
참여자들은 환자의 안전을 위해 간호보조인력과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전문직 간호사로서의 자아실현을 위한 희망을 품고 열악한 근무환경과 타협하고 살아가기로 결심하였다.
노인전문간호사가 되어 요양에서 자리 잡고 싶어요. 그러려면 타 인력과 의사소통을 잘 해야겠지요(참여자 4).”
처음엔 교육하며 화도 냈어요. 지금은 많이 타협해서 간호 술기나 지식요구도가 높은 행위는 제가 직접 하죠(참여자 5).”
의학용어 쓰면 조무사들이 실수할 수도 있어서 저는 한글 용어로 알려주죠. 보조인력과 환자를 보는 관점이 다를 땐 차근차근 설명하고 설득하기도 해요(참여자 7).”

2. 일반적 구조적 기술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며, 이 과정에서 개인적, 대인 관계적, 사회적 측면의 노력이 필요하다. 요양병원은 심각한 구인난으로 간호사 채용 시 임상 경력과 연령의 제한을 두지 않고 개인이 원하는 근무 시간대를 보장하였다. 그러나 요양병원은 수익을 위해 법적 기준에 맞춰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되므로, 간호사들은 의료비 보험 청구를 위한 서류 업무, 간호보조인력 교육 및 환자 간호, 의사 업무 대행 등 버거운 업무를 감당하며 본연의 간호업무는 간호보조인력에게 위임하게 되었다. 요양병원 간호사들이 업무를 분담하는 상황은 개인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으며, 이는 사회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동료나 선배가 근무하는 요양병원으로의 이직은 간호사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었으나, 호전되지 않는 환자, 보호자들의 부정적인 편견, 최신 임상 지식습득의 기회 부족은 전문직 간호사로서 역할갈등을 경험하게 하였다. 더불어 간호사들은 부족한 인력, 낮은 임금, 부적절한 복지제도 등으로 인해 계속해서 이직을 고민하였다.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동안 간호사들은 전문 직업인으로서 역할갈등과 자존감 저하를 겪지만, 환자와의 정서적 유대감, 보호자와 환자 간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면서 간호사 본연의 책무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이후 간호사들은 환자를 돌보기 위해 전문적인 간호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환자의 안전을 위해 간호보조인력과 협력하며 열악한 근무환경에서도 현실을 수용하고 노인의 장기요양을 담당하는 간호사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게 되었다.

논의

본 연구에서는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에 대한 본질적 구조를 탐색하고자 Giorgi [17]의 현상학적 방법을 활용하였으며, 그 결과는 간호사가 요양병원으로 이직하는 상황, 요양병원에서 간호업무를 시작한 상황과 요양병원 간호사가 되어가는 상황으로 드러났다. 본질적 구조에서 나타난 5개의 주제 모음은 ‘개인적 편의에 따른 선택’, ‘간호사 고유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업무에 짓눌림’, ‘수시로 이직을 생각함’, ‘간호사로서 개인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환경’, ‘노인의 장기요양을 위한 간호사가 되어감’이었다.
간호사들이 요양병원으로 이직을 결정하는 요인은 개인적인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탄력적 근무 형태와 의지가 되는 사람이 있는 환경은 중요한 선택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이는 병동 내에 지지체계가 있는 경력간호사가 이직 의도를 극복한다는 연구 결과[15]와 맥을 같이 하며, 간호사는 직장 선택 시 직업 안정성이나 직무 전문성보다는 경제적 보상과 복지, 유연근무제 등을 더 중시한다는 보고[20]와 유사하다. 간호사들이 교대근무로 인해 여가생활, 학업 및 자기 계발 혹은 자녀나 가족을 돌볼 시간을 확보할 수 없어 이직을 선택한다는 보고[21]는 참여자들이 연령, 임상 경력 등 자격조건 제한은 없고, 편의에 맞는 근무 시간 선택할 수 있는 요양병원으로 이직하게 된 상황을 뒷받침한다. 기존의 8시간 3교대는 간호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며, 최근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도입된 유연근무제는 간호사의 직무몰입과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22]. 유연근무제는 간호사들이 교대근무로 인한 어려움을 줄이고 근무 적응력을 높여, 직무 만족도를 높이고 이직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참여자들은 타 부서와의 모호한 업무 경계로 간호사 고유직무 외 의사의 업무를 위임받고 환자 간호의 역할은 간호조무사에게 위임한 채 서류 업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등 버거운 현실에 짓눌리고 있었다. 이는 요양병원 간호사들이 보조 인력관리로 인한 업무 부담을 느낀다는 연구[23]와 불명확한 간호업무 경계 및 법적 보호가 없는 의사 영역 업무 수행으로 부담을 느낀다는 연구[5]의 결과와 유사하다. 간호사의 업무부담감과 역할갈등은 스트레스와 소진의 원인이 되며[6,23], 나아가 직무만족감 저하와 환자에 대한 무관심을 초래하여 간호의 질을 떨어뜨린다[24]. 간호사는 환자 돌봄의 질 결정에 가장 큰 역할을 하므로, 간호사와 타 보건의료 직원들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25]. 이를 위해 간호사가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의료인력을 확보하고, 요양병원 직원 간 명확한 업무분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참여자들은 요양병원에 대한 편견으로 상처받아 전문직으로서의 자존감이 저하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요양병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낮고, 심지어 간호사 사이에서도 쉽게 일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된다는 보고와 유사하다[23,26]. 이는 간호사들로 하여금 요양병원 취업 기피로 인력 부족을 초래하고, 나아가 우수한 간호인력의 지원을 방해한다[23]. 간호사의 긍정적인 전문직 개념은 간호업무 만족감과 성취감을 높여 환자 간호의 전반적인 질을 향상하고, 간호사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증진할 수 있다[27]. 요양병원 간호사가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노인의 장기요양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간호사의 전문역량 강화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한편, 요양병원의 제도적 문제와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과 사회적 지원 및 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
참여자들은 노인의 간호와 일상생활 돌봄을 포함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과중한 업무에 부담을 느꼈고, 경력이 반영되지 않은 적은 임금과 성과금 미지급 등의 문제로 이직을 고민하게 되었다. 이는 경력간호사들이 과중한 업무와 부적절한 대우를 지탱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표현하며 이직을 고민한다는 연구[12]와 일치한다. 또한 요양병원 간호사의 역할과 업무에 비해 낮은 임금과 불공정한 대우가 간호사의 이직 의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보고한 연구[4,26]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간호사가 의사 부재의 위급상황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요양병원의 근무 현실[8,26]을 고려할 때, 폭넓은 임상 경험과 지식, 기술을 갖춘 간호사 확보는 더욱 강조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임상 경력의 인정과 이에 맞는 급여체계가 필요하다. 또한 환자의 간호 요구에 맞는 실무 중심의 간호 교육을 실시하고, 노인 전문간호사 배치를 의무화하여 전문간호사의 업무 영역의 확대를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참여자들은 진료과별 환자 구분 없이 병동을 운영하는 요양병원에서 간호의 질 향상과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기관의 지원 없이 자발적으로 보수교육과 학회에 참석하였다. 또한 간호보조인력들과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바쁜 업무 중에도 환자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가족과의 가교역할을 담당하였다. 요양병원 간호사는 간호사, 관리자, 교육자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환자의 손발이 되어 가족 간의 소통을 돕는다는 보고[23,26,28]는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 간호사가 타 직군과 화합할 때 보조 인력들은 부족한 간호사를 대신하여 적재적소에서 환자에게 질 높은 돌봄을 제공할 수 있다[8,23,26]. 또한 환자의 개별적인 요구를 확인하고 가족과 소통하는 것은 치료 과정에서의 의사결정과 상호협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28]. 노인의 장기요양을 위한 간호사 역할 강화를 위해서는 분업화된 의료서비스 제공보다 분야별 전문가들이 협업하여 돌봄을 제공하고, 환자의 권리와 자율성을 존중하는 병원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간호사가 보호자와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리더십 및 의사소통 교육을 포함한 포괄적이고 차별화된 실무교육을 요양병원의 특성에 맞게 마련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요양병원 간호사 10명을 대상으로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을 현상학적 분석 방법을 통해 살펴보았다. 그 결과, 112개의 의미단위, 16개의 중심의미와 5개의 주제 모음을 도출하였으며, 시간적 흐름에 따라 요양병원 간호사가 체험한 핵심적 상황을 통해 이직 경험의 상황적 구조를 탐색하고 통합하여 최종적으로 일반적 구조로 기술하였다.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의 핵심적 상황은 요양병원으로 이직하는 상황, 요양병원에서 간호업무를 시작한 상황과 요양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른 5가지 주제 모음은 ‘개인적 편의에 따른 선택’, ‘간호사 고유의 직무 범위를 벗어난 업무에 짓눌림’, ‘수시로 이직을 생각함’, ‘간호사로서 개인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환경’, ‘노인의 장기요양을 위한 간호사가 되어감’이다.
본 연구는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의 본질적 의미와 구조를 밝힘으로써 요양병원에서 간호사가 전문직 긍지를 갖고 질 높은 간호를 제공하기 위한 대책 및 전략개발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요양병원 간호사의 효율적인 업무를 위한 매뉴얼 마련과 간호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며 다음을 제언한다.
첫째, 급증하는 요양병원에서 양질의 간호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간호사 역할과 책임을 정의하고, 이를 법적,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둘째, 요양병원의 우수한 간호인력 확보를 위해 간호사의 근무 경력 인정과 합리적인 임금체계를 마련할 것과 노인 전문간호사의 배치를 법제화할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 셋째, 본 연구에서 도출한 요양병원 간호사로의 이직 경험의 중심 주제와 의미단위, 원자료를 이용하여 요양병원 간호 근무환경을 측정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연구를 제안한다.

NOTES

Authors' contribution
Conceptualization, Methodology, Writing - original draft, Investigation - IHC and EHK; Data collection – IHC; Analysis and interpretation of the data - IHC and EHK; Drafting and critical revision of the manuscript – IHC, MLC and EHK; Final approval - MLC and EHK; Supervision - EHK.
Conflict of interest
No existing or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
Funding
The study was funded by the Korean Journal of Geriatrics Nursing in 2021.
Data availability
Please contact the corresponding author for data availability.
Acknowledgements
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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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Interview Questions
1 What is your experience when you turn over to a Long-term care hospital?
2 What motivated you to work in a Long-term care hospital?
3 What kind of tasks do you perform while working in a Long-term care hospital?
4 What are the differences between working in an acute care hospital and a Long-term care hospital?
5 What is the most challenging aspect of working in a Long-term care hospital?
6 What is the most important aspect to consider when nursing patients in a Long-term care hospital?
7 What skills do you think are necessary for a nurse working in a Long-term care hospital?
8 What is needed for a Long-term care hospital to improve?
9 What is the most rewarding aspect of working in a Long-term care hospital?
Table 2.
The Meaning Structure of the Role Performance Experience of Long-Term Care Hospital Nurse
Theme Meaning unit
A choice based on one's convenience (1) A flexible working pattern
(2) A person who can rely on one's heart
Feeling overwhelmed by tasks beyond the scope of nursing duties (1) Business boundaries between departments are not clear
(2) Being forced into illegal medical treatment
(3) Performing excessive paperwork
Thinking about turnover from time to time (1) Concerned about vacation requests
(2) Unreasonable wage system
(3) Poor welfare system
An environment where personal growth as a nurse cannot be expected (1) Focusing on patient observation rather than professional nursing
(2) Ambiguous hierarchy due to recruitment regardless of career
(3) Low self-esteem due to incorrect prejudice
(4) Loss of confidence as a professional nurse
Becoming a nurse for long-term care (1) Understanding the characteristics of aging and geriatric diseases
(2) Treating the patient like a family
(2) Become a messenger between patients and guardians
(4) Compromise with the assist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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